2023.01.14 - [자기계발서] - 굿모닝 해빗, HIGH FIVE HABIT-1
컬러의 방은 색깔별로 관련된 역사, 사회, 브랜드등등의 이야기들을 풀어주는 재미있는 책이다. 색깔별로 이야기를 풀어내기에 똑같은 얘기라도 흥미진진하고 무거운 얘기도 한층 가볍게 다가와 읽기 편하다. 각 색깔별로 여러 인문학적 요소가 가득 담긴 컬러의 방을 살펴보면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빨강의 방>
태초의 색은 빨간색이라고 한다. 네안데르탈인들은 아마도 단색에서 벗어난 최초의 인류일 것이라 추측한다. 약 6만 4000년 전, 현재는 스페인이 된 어느 지역의 동굴에 네안데르탈인들이 바위에 붉은 선을 그어 사다리 모양을 남겼다고 한다. 4만 년 전의 인류는 곱게 갈린 황토로 자기 몸을 그렸고, 3만 5000년에서 1만 5000년 전 사이에 살던 인류는 스페인 북부 알타미라 동굴 천장에 들소의 형상을 그렸다. 불그스름한 바위에 새긴 이 들소들은 주로 빨간색과 검은색으로 칠해졌다. 빨간색의 원료는 적철석 같은 산화철이었고 검은색은 숯이었다. 선사시대 사람들에게 숯으로 검은색을 만드는 건 쉬운 일이었다 . 그렇지만 빨간색은 달랐다. 아마도 처음에는 동물의 지방과 피,타액,물,식물의 즙으로 빨간색을 만들었으리라 짐작된다. 사람들은 이렇게 만든 색소가 쉽게 지워진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부터는 광물을 쓰기 시작했다. 지구상에 가장 풍부한 광물 중 하나인 적철석을 채굴하고 난 뒤로 그것을 씻고, 거르고, 곱게 갈아서 붉은 가루로 만들었다. 그런 다음 어떤 첨가물이 있어야 색소를 뭉쳐 벽에 붙이고 넓은 표면에 바를 수 있는지 알아냈다고 한다. 처음에는 손가락으로 그리다가 동물 털로 만든 붓과 색소 덩어리로 만든 투박한 크레용으로 옮겨갔다. 가끔 갈대의 속 빈 줄기나 동물 뼈를 이용해 바위 면으로 색소를 불기도 했다. 최소 1만 7500년 전 호주 서부 킴벌리에 브래드쇼 암벽화를 그린 원주민은 디테일을 섬세하게 포착하기 위해 깃털을 사용했다. 하버드에서 포브스 색소 컬렉션을 관리하는 보존 과학자 나라얀 캔더카는 이렇게 말했다. " 이 화가들은 색을 찾아냈다.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도 시간을 들여 색을 찾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남겼다. 그러니 색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그 사람들의 삶을 과소평가하는 게 아닐까?"
<노랑의 방>
노란색 이전에 금색이 있었다. 색소가 아닌 순수한 금속의 색은 신과 왕족을 기리는 데 사용되었다고 한다. 고대 근동 및 중동의 일부 지역에서는 금을 태양에서 지구로 떨어진 물질이라 여겼다. 이집트에서는 파라오를 상징하는 모든 것을 금으로 장식했으며, 그리스인들은 신의 형상에 금을 입혔고 로마인들은 신과 영웅의 조각상에 금을 추가했다. 베네치아의 성 마르코 성당 입구 위에 서 있는 네 마리의 금빛 말은 원래 금박 모자이크 예술을 최초로 실현한 도시 비잔틴의 경마장에 있던 것이다. 성 마르코 성당의 황홀한 비잔틴 유산은 로마, 라벤나, 팔레르모, 몬레알레의 고대 교회와 마찬가지로 성당 내부에서 뚜렷이 확인할 수 있는데, 그곳의 황금 모자이크는 처음 제작된 후부터 수 세기 동안 그 빛을 잃지 않고 있다. 르네상스 이전의 이탈리아 화가들은 예수와 성모마리아, 성인들을 묘사하며 바탕에 금박을 입혔다. 시간이 지나도 썩지 않고 되레 빛을 발하는 값비싼 금속은 거룩한 이들의 얼굴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배경이 되어주었다. 사실적 관점의 미학이 태동하고 있었음에도, 화가들은 여전히 종교적인 그림에는 금을 사용했다. 르네상스 미술의 선구자인 뛰어난 화가 조토 디본도네는 왕좌에 앉은 성모마리아와 아이 뒤에 금색 배경을 넣었고, 이후 로렌초 모나코, 프라 안젤리코와 같은 화가들이 금박 제단을 그려 넣었다. 산드로 보티첼리는 <비너스의 탄생>에 금색을 덧입혀 명암을 표시했다. 그 후 금은 수도원의 필사본을 제외하고 서양 미술에서 거의 사라졌다가 20세기 초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에서 영적 요소보다 관능과 부를 의미하는 방식으로 다시 등장했다. 클림트가 그린, 금빛에 흠뻑 적셔진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은 2006년 당시 그림으로는 최고가인 1억 3500만 달러에 팔렸다. 클림트의 유명한 작품<베토벤 프리즈>는 처음 출품된 오스트리아 빈의 분리파 전시관을 아직도 장식하고 있다. 이곳의 섬세한 황금 돔은 빈의 도시 경관 중에서도 특히 인기 좋은 촬영 명소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황금 돔은 예루살렘의 스카이라인을 밝히는 이슬람의 걸작 바위 사원이다. 이 사원은 7세기에 세워졌으며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이슬람 건물이다. 물론 그 지붕이 지금처럼 언제나 눈부시게 화려한 모습이었던 건 아니다. 바위 사원의 돔은 1022년에 재건축되고부터 1964년까지 아무 광택도 없었다. 매슈 텔러의 책 '예루살렘의 9쿼터'에는 이에 관해 다음과 같이 쓰여 있다. " 924년 동안 돔은 진회색 납빛을 띠었다. 그러다 양극 산화 처리된 황금빛 알루미늄판으로 개조되었고 1994년에 2미크론의 진짜 금을 입힌 구리 패널을 새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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