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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키워드 동남아-4

by 책 읽는 바오밥 나무 2023. 1. 31.

 

 

 커피하면 빼놓을 수 없는 한국!! 커피원두를 재배하는 여러나라들이 존재하지만 특히 베트남의 커피 생태계는 이 책을 통해서 더 재미있게 알 수 있다. 베트남안에서도 커피의 인기가 치솟는데 이와 더불어 여러브랜드들이 생성되었다. 흥미로운 베트남 커피에 대해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한국의 원두 수입양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베트남 원두, 이렇게 베트남원두에 대해 크게 의존하는지 처음 알았다.

 

 

베트남 커피

한국이 수입하는 커피 생두의 4분의 1, 많게는 3분의 1을 베트남에서 들여온다. 주로 수입하는 품종은 로부스타로, 인스턴트 커피를 만드는 데 쓰인다. 이렇게 많은 양을 들여온다니 베트남 커피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베트남에 커피나무가 들어온 것은 1875년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언제부터 원두가 생산됐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아마 서너 해 뒤였을 것이다. 커피가 일반인들에게 보급된 것은 1870년대에 프랑스 선교사들이 이를 베트남에 도입한 이후부터라고 한다. 프랑스가 1858년 베트남을 침공하기 시작해 1862년부터 남부 땅을 빼앗기 시작했으니, 커피를 들여온 시기와 식민지배를 시작한 시기가 맞물린다. 프랑스는 1883년에 이르러서는 베트남 전국을 식민지배 아래 두게 된다. 여느 식민지처럼 베트남에도 식민지 근대화가 진행되었고, 모던보이, 모던걸들은 앞서서 서양 문화를 받아들였다. 그들은 식민지배하에서 카페 문화를 만들었다. 

 

베트남은 1941년부터 프랑스와 일본의 공동 식민지배를 받게 된다. 1945년 8월 일본이 항복을 선언하자, 베트남의 민족운동 지도자들은 9월 2일에 하노이에서 베트남민주공화국의 독립을 선포한다. 그러자 프랑스가 식민지를 복구하려고 재침입해 1946년 말부터 독립전쟁을 벌이게 된다. 프랑스가 도시지역을 점령하면서 하노이도 1954년 5월 프랑스와의 전쟁이 끝나기 전까지 한동안 프랑스의 지배 아래에 있었다. 이 시기를 거치며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늘었고, 지역별로 유명한 커피점들이 생겼다.

 

 통일 후 베트남의 경제상황은 매우 나빴다. 이를 극복하려고 지도자들은 1986년 말에 '도이머이'(쇄신)를 선포하고 개혁에 착수했다. 베트남 경제상황이 나아진 것은 1990년대에 들어서다. 개혁과정에서 민간기업들도 여러 개 생겨났다. 커피 업계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기업이 쭝응우옌이다. 카페 쭝응우옌이 만드는 믹스커피 지세븐(G7)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쭝응우옌은 하일랜즈와 함꼐 전국에 가장 많은 커피전문점을 냈다. 이 두 브랜드가 베트남의 커피 맛을 표준화시켰다고 할 정도다. 베트남에서 커피는 주로 남서부 산간지대의 닥락성, 럼동성, 닥농서어 등지에서 생산된다. 베트남 커피는 생산량 중 90%이상이 로부스타지만, 지대가 높은 곳에서는 아라비카도 생산된다. 닥락성의 중심 도시가 부온마투옷이다. 럼동성의 중심 도시 달랏은 프랑스 식민지배 시기에 휴양지로 개발된 곳이다. 사이공(현재 호찌민시)에서 사시사철 여름 속에 살던 사람들은 더위를 피해 산악지대인 달랏으로 휴양을 가곤했다. 달랏 지역은 해발 1500미터에 있어 아라비카 커피를 생산하기에도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달랏 인근 꺼우덧은 아라비카 커피 생산지로 잘 알려져 있다. 스타벅스도 2015년에 꺼우덧 커피를 쓰기 시작했다. 당레응우옌부는 1996년 커피 주산지인 부온마투옷에서 세 친구와 함께 쭝응우옌 커피점을 처음 냈다. 프랜차이즈 영업을 시작한 1998년 이후 4년 만에 400개의 커피점을 전국에 열었다고 한다. 그는 1971년 중부 해안도시 냐짱에서 났다. 그의 부모는 두 아이와 함꼐 1979년에 서부 산간지대의 '신경제지구'로 이주해 살던 벽돌공이었다. '신경제지구'는 통일 후 도시의 과잉 인구를 분산하려고 이주시켰던 지역이다. 떠이응우옌대학 학생이던 응우옌부가 이곳에서 쭝응우옌을 일으켜 '베트남 커피왕'이 됐으니 대단한 성과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하일랜즈 커피가 영어로 빨간색 바탕의 간판을 내걸고 2002년에 1호점을 열어 쭝응우옌에 도전장을 냈다. 호찌민시 메트로폴리탄 빌딩에 열었던 하일랜즈 1호점은 지금 문을 닫았고, 그 옆에 커피빈이 생겼다. 하일랜즈 커피는 베트남 남부 태생으로 미국 시애틀에 거주하던 데이비드 타이가 스타벅스의 성공을 베트남에서 재현하고자 한 것이다. 더 커피 하우스도 프랜차이즈 업계에 새로 이름을 올리고 경쟁에 나섰다. 최근 실적은 하일랜즈, 더 커피 하우스, 스타벅스, 푹롱, 쭝응우옌 순이다. 현재 하일랜즈가 300개, 더 커피 하우스가 16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쭝응우옌은 100개 정도 매장을 운영한다. 다른 커피 전문점들에 밀려 쭝응우옌의 명성은 사라지고 있다. 이 밖에 아직 프랜차이즈로 발전하지는 않았지만 여러 커피회사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 다양한 브랜드의 커피를 슈퍼마켓 선반에 올리고 있다. 이탈리아의 일리, 세가프레도, 오스트레일리아의 글로리아 진스등 외국계 블랜드도 진출했으나 거의 성공하지 못했다. 커피빈이 베트남에서 몇 군데 가게를 냈으나 고전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좀 늦게 2013년에 베트남에 들어와 2020년 말에 67개 매장을 가지고 3위로 선전하고 있는 편이다.

스타벅스가 호찌민시 뉴월드 호텔 한편에 넓은 현대적 매장을 냈는데, 그 후 길 건너편에 베트남 차와 커피를 파는 푹롱이 들어섰다. 베트남 사람들에게 스타벅스는 어쩌다 가는 곳이지만, 푹롱은 매일 갈 수 있는 곳이기에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이처럼 외국계 커피의 공세가 산발적으로 전개되고 있지만, 베트남 커피는 아직도 건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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