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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키워드 동남아-3

by 책 읽는 바오밥 나무 2023. 1. 31.

 

 

 

 

이 책이 아니었다면 알 수 없었던 감독의 이야기와 한 나라의 지배체계가 재미있게 풀어져 있다.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당녓민 감독

 개혁 이전에 베트남 영화들은 주로 독립운동과 전쟁을 다뤄 애국심을 높이려 했다. 국민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역할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베트남이 1945년 식민지배에서 벗어나자마자 30년 동안이나 전쟁을 치러야 했기에 이런 경향은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당시 분위기는 1970년 북베트남의 첫 필름 페스티벌에서 <응우옌반쪼이>, <젊은 전사>등이 금연꽃상을 받은 것으로도 알 수 있다. 응우옌반쪼이는 1964년 남베트남 사이공을 방문한 로버트 맥나마라 미국 국방장관을 꽁리 다리에서 암살하려 했다가 붙잡혀 스물넷에 생을 마친 베트콩 전사다. 1973년 제2회 베트남 필름 페스티벌에서 금연꽃상을 받은 <어머니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이나 은연꽃상을 받은 <17도선 낮과 밤>도 베트남 전쟁을 둘러싼 이야기를 다뤘다. 베트남은 1946년 말부터 1954년 5월까지 프랑스와 전쟁을 치른 끝에 제네바협정을 맺어 17도선을 경계로 분단했었다. 이 후 남북 베트남은 대치했고 1964년 무렵부터 1975년까지 열전을 치렀다. 1975년 통일된 뒤 베트남 정부는 경제난을 극복하려고 1986년 말 '도이머이(Doi Moi ,쇄신이라는 뜻)'를 선포하며 개혁정책을 편다. 이로써 표현의 자유가 확대되고 영화의 소재도 다양해졌다. 새 흐름은 국내 감독들과 함께 해외로부터 귀국한 베트남출신 감독들이 만들어갔다. 국내파 가운데는 당녓민감독(Dang Nhat Minh)이 국내외에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중부의 후에 출신으로 러시아 영화를 번역하다가 영화를 공부하게 됐다고 한다. 그가 1984년에 만든 <10월이 오면>은 전쟁에 남편과 아들을 내보낸 가족의 애환을 담았다. 남편을 전쟁터로 보낸 부인이 마을 선생에게 한 가지 부탁을 한다. 전쟁터에 나간 남편 대신 편지를 써 연로한 시아버지에게 보내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이 두 사람이 부정한 관계라고 오인해 선생은 떠난다. 마을 사람들이 뒤늦게 오해임을 깨닫고 그 선생이 다시 오지 않으려나 한다는 내용으로 전개된다. 부산외대 배양수 교수에 따르면, 이 영화에서 죽은 남편과 부인이 만나는 장면이 나오는데, 영화 심사자들이 이를 미신으로 이해해 열세 번의 검열 끝에 통과 시켰다고 한다. 당녓민 감독이 1987년에 만든 <강 위의 여자>는 후에를 가로지르는 흐엉장을 배경으로 해, 통일 전 남베트남에 속했던 후에 지역에서 활동하던 북베트남 전사와 남베트남 여인 간의 사랑과 배신을 그렸다. 감독은 여성을 휴머니즘으로 조명하려고 했으나, 배 위에서의 정사 등 당시로서는 파격적 장면을 보여줘 논란을 일으켰다. 당녓민은 1996년에 또 다른 역작<고향 들판을 그리워하며>(향수)에서 북부 농촌의 한 소년이 성장하며 겪는 사랑과 갈등을 담았다. 그는 이 밖에도 <귀환>, <구아바의 계절>등 여러 작품을 냈다. <태우지 마라>(전장 속의 일기)에서는 전쟁에 대한 베트남 북부의 시각을 보여줬다. 이는 당투이쩜의 일기인 <<지난밤 나는 평화를 꿈꾸었네>>를 각색한 것이다. 하노이 의사 집안의 딸인 당투이쩜은 군의관으로서 중부지방 꽝찌로 파견돼, 야전병원에서 부상당한 군인들을 치료하면서 마음으로 보듬다가 결국 적군의 폭격에 의해 전사하고 만다. "태우지 마시오, 그 안에 이미 불이 들어 있소"라는 베트남인 통역병의 요청에 따라, 그의 일기를 입수한 미군은 이를 미국으로 가져간다. 2005년에 이 일기는 공개됐고, 베트남전쟁에 참전했던 한 미국인이 텍사스텍대학에 있던 일기의 사본을 가족들에게 전한다. 이렇게 미국은 베트남과 화해를 모색한다.

 

2023.02.05 - [자기계발서] - 겟 스마트 GET SMART

 

겟 스마트 GET SMART

2023.01.30 - [인문학] - 컬러의 방-6 How to Think and Act Like the Most Successful People 겟 스마트는 또 읽어도 우리에게 다시 깨달음을 주는 책이다. 핵심적인 부분들을 추려보았다. 읽고 정리하면서도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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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행보 따르는 시린톤 공주

 푸미폰 왕의 셋째 자녀인 시린톤 공주도 짜끄리 왕조 부활에 한몫했다.푸미폰 왕은 외국인과 결혼해 공주 직위가 박탈된 다른 두 딸이나 사생활이 복잡해 인기가 없던 현 국왕보다 둘째 딸을 각별하게 여겼다. 푸미폰 왕이 생전에 왕실 법을 바꿔서라도 시린톤 공주에게 왕위를 물려주려 했다는 소문마저 돌았다. 그를 지지하는 왕정파가 여왕 승계의 정당성을 알리려고, 할리우드 영화 <대부>를 감독한 프랜시스 코폴라와 손잡고, 버마인에게서 타이를 지켜낸 구국의 여왕 수리요타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기도 했다. 시린톤 공주가 타이민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바로 "하늘에서 내려온 어머니" 상완의 전설을 이어왔기 떄문이다. 할머니 상완이 연로해 장거리 여행이 힘들어졌을 때 손녀에게 오지로 가서 서민들의 고충을 헤아리고 도우라고 했다고 한다. 할머니의 전설을 이어가는 시린톤 공주는 타이에서 "천사 공주"(프라텝)라 불린다. 천사 공주는 할머니처럼 지금도 헬리콥터를 타고 지도에도 없는 마을에 자신의 발자국을 남기고 있다. 그러나 타이의 밀레니얼 세대는 '하늘에서 내려온 어머니'와 '천사 공주'가 쌓아온 왕실 권위에 고개 숙이길 거부한 채 왕정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점점 더 높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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